1. 일곱 번 지나간 자리에서 발견되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어떤 실종은 발견되는 순간 더 큰 의문을 남긴다. 200명의 수색대가 일곱 번이나 훑고 지나간 바위 아래에서, 한 등산객이 7일 만에 발견됐다. 탈진도 부상도 없었고, 정신은 또렷했으며, 옷은 젖지도 않은 상태였다.
7일을 굶은 사람이라기엔 그의 상태는 지나치게 멀쩡했다. 그런데 정작 그가 7일 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입을 열었을 때, 수색대 전원의 얼굴이 굳어버렸다. 그의 이야기는 어떤 기록과도 맞지 않았다. 이 글은 산악 지대에서 회자된 도시괴담을 재구성한 픽션이다.
산에서의 실종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실종은 추락, 탈진, 저체온 같은 명확한 물리적 원인으로 설명된다. 이 사건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이유는, 그 어떤 합리적 설명도 7일이라는 시간과 그의 멀쩡한 몸 사이의 간극을 메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2. 지극히 평범했던 주말 산행
그는 마흔두 살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매주 주말이면 혼자 산을 오르는 것이 오랜 취미였다. 그날도 토요일 아침, 그는 늘 다니던 익숙한 등산로로 향했다.
출발 전 아내에게 보낸 문자에는 오후 4시쯤 내려오겠다는 평범한 인사가 적혀 있었다. 등산로 입구의 CCTV에도 그가 가벼운 차림으로 산을 오르는 모습이 분명히 찍혔다. 십수 년을 다닌 길이었고 날씨도 맑았다. 그가 오른 길은 초보자도 길을 잃기 어려운, 잘 정비된 능선 코스였다. 누구도 그날 그가 사라지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3. 갈림길에서 사라진 흔적
오후 4시가 지나도 그는 내려오지 않았다. 전화는 신호가 가다 끊겼고, 저녁이 되자 완전히 꺼졌다. 걱정이 된 아내는 밤 9시에 경찰에 신고했다.
휴대폰의 마지막 위치 기록은 정상에서 멀지 않은 한 갈림길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갈림길은 한쪽은 하산로, 다른 한쪽은 막다른 절벽으로 이어지는 곳이었다. 구조대는 다음 날 새벽부터 그 갈림길을 중심으로 수색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일대에서는 그의 흔적이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발자국도, 떨어뜨린 물건도 없었다. 마치 그가 갈림길에서 공기 중으로 사라진 것 같았다.
수색 초기, 구조대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절벽 추락을 꼽았다. 그러나 절벽 아래를 이 잡듯 뒤져도 그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비탈에 부러진 나뭇가지 하나, 미끄러진 자국 하나 없었다. 추락이라면 반드시 남았어야 할 흔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수색대는 점차 이 실종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직감하기 시작했다.

4. 규모를 키운 200명의 수색
수색은 점점 규모가 커졌다. 첫날 30명으로 시작한 인원은 사흘째에 200명을 넘어섰다. 경찰과 소방, 산악구조대,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능선을 격자 모양으로 나눠 샅샅이 훑었다.
헬기가 하늘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산 전체를 스캔했고, 수색견 다섯 마리가 동원됐다. 문제의 바위 일대는 수색의 중심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그 바위 주변은 7일 동안 무려 일곱 번이나 수색대가 직접 지나간 구역이었다. 사람 한 명이 숨어 있다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좁은 공간이었다. 열화상 카메라는 작은 체온도 잡아내도록 설계되어 있었지만, 그 바위에서는 단 한 번도 사람의 흔적이 잡히지 않았다.

5. 발견 당시의 기묘한 진술
7일째 되던 날 오후, 수색대 한 명이 그 바위 아래를 다시 들여다봤다. 그리고 그곳에 한 사람이 무릎을 안고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분명 전날까지 비어 있던 자리였다.
그는 실종된 등산객이 맞았다. 놀랍게도 그는 멀쩡한 정신으로 수색대를 올려다보며 조용히 물었다. 자신이 길을 잘못 든 것 같은데 지금 몇 시냐고 말이다. 그는 자신이 산에서 겨우 두세 시간을 헤맸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7일이 지났다는 말을 듣고도 그는 도무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6. 젖지 않은 옷이라는 모순
구조대원들을 가장 불안하게 만든 것은 그의 상태였다. 7일 중 사흘은 비가 내렸다. 산속 어디에 있었든 옷이 흠뻑 젖어야 정상이었다.
그러나 그의 옷은 마른 상태였고, 신발에는 진흙 한 점 묻어 있지 않았다. 현장 응급 의료진은 그의 몸이 7일을 굶은 사람의 것이 아니라, 길어야 반나절 정도 헤맨 상태라고 진단했다. 탈수도, 저체온도, 근육 손실도 없었다. 의학적으로 7일이라는 시간은 그의 몸 어디에도 새겨져 있지 않았다.

7. 같은 산, 전혀 다른 7일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자신이 겪은 일을 차분히 진술했다. 그런데 그 진술은 실제 수색 기록과 완전히 어긋났다.
그는 갈림길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좁은 샛길로 들어섰다고 했다. 그러나 그 일대를 일곱 번 지난 수색대는 그런 샛길을 본 적이 없었다. 그는 그 길에서 만난 한 노인이 자신을 안내해 주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산에는 그날 그 시간, 다른 사람이 있었던 기록이 전혀 없었다. 그가 겪었다는 7일과 수색대가 기록한 7일은 같은 산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달랐다.
수사 관계자들은 처음엔 그가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했다. 그러나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보험금을 노리지도 않았고, 누군가를 곤란하게 만들 동기도 없었다. 무엇보다 그의 진술은 7일 내내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고, 세부 묘사는 지나치게 생생했다. 거짓이라기엔 너무 구체적이었고, 사실이라기엔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8. 흰 한복을 입은 노인
그가 묘사한 노인은 기묘했다. 흰 한복 차림에 짚신을 신고 있었고, 말없이 손짓으로만 길을 가리켰다고 한다. 노인은 그를 어느 작은 초가집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따뜻한 밥과 물을 내어주었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은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노인은 한마디 말도 없이, 다만 따뜻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고 한다. 그는 그 집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가 나왔을 뿐인데, 어느새 수색대가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체감으로는 정말 두세 시간이 흐른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 산에는 초가집은커녕 사람이 살았던 흔적조차 수십 년째 없었다. 마을 노인들은 그가 묘사한 위치를 듣고 한 가지 오래된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 자리에 아주 오래전, 산에서 길을 잃은 이들을 거둬주던 노인이 살았다는 전설이었다.
전설은 이렇게 전해진다. 수십 년 전, 그 산자락에는 약초를 캐며 홀로 살던 노인이 있었다. 그는 산에서 길을 잃고 죽어가던 사람을 여럿 거두어 밥을 먹이고 길을 안내해 내려보냈다고 한다. 노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산에서 길을 잃은 이들이 흰옷 입은 노인을 만나 무사히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드문드문 이어졌다. 마을 사람들은 그 노인을 산을 지키는 존재로 여겼다. 등산객이 묘사한 노인의 행색과 위치는, 그 전설 속 노인과 소름 끼치도록 일치했다.

9. 설명되지 않는 숫자들
사건이 정리되자 풀리지 않는 숫자들만 남았다. 일곱 번 지나간 자리에서 그는 7일 만에 나타났다. 사흘간 비가 왔지만 그의 옷은 말라 있었다. 7일을 굶었지만 그의 몸은 반나절치 허기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본 노인의 위치는 수십 년 전 전설 속 노인이 살았다는 바로 그 자리였다. 우연으로 설명하기에는 좌표가 너무 정확했다. 어느 것 하나 합리적으로 설명되는 것이 없었다. 과학과 전설이 같은 지점에서 부딪치는, 기묘한 사건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유형의 사건이 세계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된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국립공원에서도, 일본의 깊은 산에서도, 수색대가 이미 지나간 자리에서 실종자가 멀쩡한 모습으로 발견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게 전해진다. 발견된 이들은 종종 시간 감각을 잃고, 자신을 도와준 정체불명의 존재를 이야기한다. 그 존재의 모습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길 잃은 사람을 거두어 돌려보낸다는 본질만은 신기하게도 닮아 있다.

10. 다시 찾은 빈자리
퇴원한 뒤 그는 한동안 그 일을 잊고 지내려 했다. 그러나 노인이 베풀어준 친절이 자꾸 마음에 남았다고 한다. 몇 달 뒤, 그는 감사 인사라도 전하고 싶어 다시 그 산을 찾았다.
기억을 더듬어 갈림길에서 샛길을 찾았지만, 그곳에는 샛길도 초가집도 없었다. 빽빽한 수풀과 가파른 절벽만이 그를 맞이했다. 그가 한참을 헤매다 돌아서려던 순간, 발끝에 무언가 걸렸다. 낙엽을 걷어내자 드러난 것은 오래되어 형체만 남은 작은 돌무더기였다. 마을 노인의 말로는, 그 자리가 옛날 그 친절한 노인이 묻혔다고 전해지는 곳이라고 했다.

마치며: 7일의 자리에 남은 질문
그는 그날 이후 다시는 그 산을 오르지 않았다. 자신이 보낸 7일이 두세 시간이었는지, 아니면 그보다 훨씬 긴 무언가였는지, 그는 끝내 확신하지 못했다.
분명한 것은 일곱 번 지나간 빈자리에서 그가 멀쩡히 돌아왔다는 사실뿐이다. 누군가는 그저 길을 잃은 사람의 착각이라 말한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포 속에서 사람의 뇌는 시간을 왜곡하고, 실제로는 겪지 않은 장면을 생생한 기억처럼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의학에서는 이를 일종의 해리성 기억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설명은 마른 옷과 비어 있던 자리, 그리고 전설과 일치하는 위치까지 모두 덮지는 못한다.
어쩌면 그는 우리가 아는 시간과 조금 다른 시간을 7일 동안 걸었는지도 모른다. 길을 잃은 이를 거둬주던 노인의 친절이, 수십 년의 세월을 건너 한 번 더 누군가를 살린 것은 아닐까. 우리는 산을 정복의 대상으로, 정복할 수 있는 자연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옛사람들은 산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산에는 그 산을 지키는 무언가가 있고, 길 잃은 자에게 그 존재가 손을 내밀기도 한다고 믿었다.
이 이야기가 픽션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일곱 번 지나간 자리, 마른 옷, 그리고 전설과 일치하는 위치라는 세 가지 사실은, 그 자체로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산속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서늘한 가능성을 남긴다. 그 7일 동안 그가 어디에 있었는지, 답은 안개 낀 그 산만이 알고 있다. 여러분은 그가 만난 노인이 누구였다고 생각하는가.